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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사, 취약계층 ‘1.3조’ 감면…“재원 부담 논의 필요”
지난해 기준 약 776만 명 감면
국내 산업 및 주요국과 비교해도 최대 규모
“디지털 복지 확대…정부 역할 등 중요”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들이 취약계층 통신 요금 약 1조3000억원 경감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주요 산업군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인데, 최근 디지털 복지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통신사업자에만 의존 중인 재원 부담에 대한 분담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주요 통신사업자는 취약계층 통신 요금 부담 경감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776만명을 대상으로 1조2604억원이 통신 요금이 감면됐다. 이는 지난 2017년 4630억원에 비해 약 2.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00년부터 통신사업자는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국가유공자 통신 요금을 35~50%까지 감면해 왔는데, 감면 대상은 점차 늘어 2008년 차상위계층, 2017년 기초연금 수급자까지 확대됐다.

서비스 감면 범위 역시 넓어졌다. 현재는 유선전화·이동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 등 감면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통신 요금 감면 규모는 국내 주요 산업 및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다. 지난 2021년부터 통신 산업은 3년 연속 1조원이 넘는 돈을 취약계층 요금 감면에 쓰고 있다. 이는 에너지 산업 2300억원(2022년 기준), 전기 산업 7000억원(2022년) 등 주요 산업군과 비교했을 때 2~5배 높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제공]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유·무선 전화와 광대역인터넷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요금 감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 감면 대상도 저소득층, 장애인, 상이군인 등 739만명(2020년 기준·감면 금액 1조1267억원)으로 제한된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유선전화 1종만을 감면 대상으로 올렸는데, 각각 저소득층 3만3000명(2017년·142억원)과 저소득층·장애인·상이군인 5만6000명(2018년·66억4000만원) 등에 불과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4종(유선전화·이동전화·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의 서비스 모두 감면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이동통신에 대한 감면을 제공하지만 인구수가 우리나라 대비 6.5배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감면액은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적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행 통신사업자가 모두 분담 중인 감면 재원에 대한 분담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디지털 대전환에 따라 연령, 지역, 소득 등에 차별 없는 디지털 접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국내 인구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기초연금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감면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는 이유다.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부회장은 “고령화, 디지털화 등 변화에 따라 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통신요금뿐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단말기, 앱 구매 지원 등 디지털 복지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디지털 복지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 및 재원 분담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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